top of page
검색
작성자 사진슬로푸드코리아

신규회원ㅣ지금 불편해야 지속가능한 내일이 있지 않을까요? [곽경자 회원]

곽경자 회원은 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는 교사이며, 대학교 철학 강사이다. 학생들의 환경실천동아리 ‘에코토피아’를 만들어 활동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고, 학부모들과 한 달에 한 번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거리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30여 년간 ‘찐’환경운동가로 살아왔다. 또한, 단술(조상들의 지혜의 집약체인 전라도, 강원도 음식)과 전통현미식초를 대표로 한 전통 발효요리 전문가로, 최근에는 우리 식초와 단술의 이화학적 생리활성효과의 우수성을 입증하여 박사논문까지 받았다.

Q. 가입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박민숙 회원과 연락을 했는데,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광주지부장을 하면서 슬로푸드 운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당장 가입했어요. 이탈리아가 표방한 슬로푸드정신에 입각해 건강한 백세시대의 대안을 ‘슬로푸드’로 생각했어요. 슬로푸드 운동의 시초라고 하는 이탈리아에 수년 전 슬로푸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국내에 슬로푸드 운동을 하는 단체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알았다면 더 빨리 회원이 됐을 텐데 말이죠. 이제라도 회원이 되어 슬로푸드 활동을 더 박차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Q.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시네요.


저는 30년 넘게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슬로푸드 운동으로 이어졌죠. 그러다가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문화가 있는 식당을 만들면 좋겠다 싶었어요. 딱 십년만 해보자 하고, 남편과 함께 전남 담양군 창평면에 ‘멘토르, 친구가 되어주는 집’이라는 식당을 열었어요. 슬로푸드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슬로푸드 메뉴로 개발도 해보면서 손님들에게 슬로푸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운영하지 않지만, 10년 넘게 식당을 하면서 슬로푸드를 통한 사랑방을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식당 이름 덕분에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많았는데,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됐답니다.



Q. 학교급식개혁운동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내용이 궁금합니다.


저는 90년대부터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환경운동을 했어요. 2000년도 초에는 학교급식개혁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당시 반조리 식품이 인기를 끌었고, 학교 영양사들도 반조리 식품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급식메뉴로 내놓는 경우가 많았어요. 조리가 편리하고, 영양학적 측면에서 주로 음식을 대했을 테니까요. 학교급식은 단순히 점심 한 끼가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한 끼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학교급식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떤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행위 없이 오로지 아이들 건강만 생각했어요.


우선, 학부모설명회를 열어 학교급식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식단 구성에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학부모와 학생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어요. 하지만 패스트푸드 인기가 굉장하던 시절에 채소나 나물류의 반찬을 학생들에게 내놓는다는 건 굉장한 모험이었어요. 아이들이 싫어할까봐 걱정했는데, 문제는 다른 데서 생겼어요. 슬로푸드 식단은 조리 과정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급식실과 마찰이 자주 생겼어요. 그래서 저와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식사 준비에 일손을 보태고, 급식실에 자주 찾아가면서 부단히 노력한 끝에 학교급식개혁운동은 결국엔 성공했어요. 학부모 급식 봉사를 하겠다는 신청자가 2년 만에 100명이 넘었고, 전학 간 학생들은 학교급식을 가장 그립다고들 말했을 정도였으니까요.



Q. 도덕과 철학을 가르치시는데,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의 정체성은 도덕교사에요. 정체성에 흠이 가는 일은 하지 말자는 게 제 삶의 모토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을 지키는 방법은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매 해마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슬로건을 정하죠. 올해는 ‘마음도 몸도 불편하게 지내자’로 슬로건을 정했어요. 기후위기가 정말 심각하잖아요,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오늘도 가능하고 미래에도 가능한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기 위해 바로 지금부터 불편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환경파괴는 ‘누워서 침 뱉기’의 우리 속담처럼 적절한 교훈이 없다고 생각해요. 편하고자 하면 미래에는 그 침이 결국 내 얼굴에, 아이들 얼굴에 떨어지겠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당장의 편리한 삶의 방식을 조금 불편하게 하는 게 필요해요. 재활용, 재사용,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은 기본이고 저는 엘리베이터도 웬만하면 거의 이용하지 않는답니다.


▲ 학생들의 '저탄소실천동아리'. 가족과 함께 하는 저탄소실천 캠페인(좌)과 1박2일 캠프 당시 요리활동(우).



Q. 슬로푸드 회원으로서 각오나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나름대로 환경운동을 열심히 하고, 슬로푸드운동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어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을 요즘 참 실감합니다. 환경운동이든 슬로푸드운동이든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하는 게 낫고, 여럿이 해야 지속가능한 일이 되죠. 지속가능하려면 더 많이 알려져야 하고요. 그리고 직접 운동에 앞장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서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일도 매우 중요한 운동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회원가입하고 후원하는 일이 그렇겠죠. 더 많은 사람들이 슬로푸드운동에 동참했으면 해요.

그리고 저는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원으로써 제가 공부해왔던 대체의학과 지역에서 펼쳤던 슬로푸드운동, 환경운동에 대한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