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협회에서 여러 해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 흙과 씨앗 나눔 행사는 자연과 떨어져 도시에서 생활하는 회원들 대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흙과 씨앗을 제공하여 도시농업의 가능성을 알리고 농업이 가지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전, 기후위기 대응, 대기 정화, 공동체 문화, 정서적 돌봄 등 다원적 가치를 일상에서 구현하고 더불어 농사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이 행사는 현재 화성지부장을 맡고 계신 금경연 부회장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고, 모든 제반 준비를 도맡아서 진행해 주시고 계신다. 금경연 부회장님께서 생각하는 흙나눔의 의미와 남다른 흙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요즘에 들어서야 흙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번은 이러한 일이 있었다. 한두 자루의 흙을 가지고 먼 곳에 배달을 하며 시간과 공간 그리고 흙의 무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농사짓는 곳의 흙의 존재와 수천 톤의 흙이 준비되어 있음을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요즘은 흙을 만져보면 따듯함을 느낄 수 있다.
흙은 온도를 어떻게 흡수할까?
그리고 몇 시간을 보관할까?
물이 흙에 닿으면 왜 딱딱한 흙도 부드럽게 될까?
긴 기간 비가 오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흙을 파보면 그 전에 내렸던 비가 흙속에 물의 은행처럼 저장되어 뿌리와 함께 물을 끌어올려 힘겹게 열매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흙과 물과 뿌리가 어떻게 만남을 이루어 빛과 공기와 소통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흙이 생명인데 생명으로 느끼지 못하고 오랜동안 내 생각으로 흙을 정의하였다.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서 매년 나누는 자그만한 흙을 통하여 흙에 대하여 자연에 대하여 생명에 대하여 잃어 버려던 생각을 추스루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나도 흙은 살아있다라는 말을 가슴으로 알 때 까지 농부의 길을 가고 싶다.
글_금경연 (사)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부회장/화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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